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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리스트/책투어

스물스물공삼일팔ㅣ책 '빵 고르듯 살고 싶다'

by MAKOTOE 2020.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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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한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빵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서는 이렇게 묻는다. 오늘도 빵, 하셨나요?

시작부터 정말 매력적인 책임에 분명했다. 나랑 닮았다는 이유로 내가 빵돌이라는 걸 알았는지, 그렇게 선물받은 책이다. 그렇게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빵을 고르는 것, 사는 것, 먹는 것은 우리의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는 이야기를 작가는 써내려갔다. 


진짜인지 모르겠지만 팥식빵의 빵말은 "제 삶의 행복을 함께 경험해주세요." 라고 한다. 꽃말이 아닌 빵말이라니...하하 작가가 지어낸 말이겠지만 흥미로운 빵순이 접근법이었다.


일본에는 쇼트케이크를 먹는 날이있다고 한다. 바로 매달 22일 일본어로 숫자 1은 이치, 5는 고라고 읽는데 딸기를 뜻하는 이치고와 발음이 같다. 그래서 15를 얹은 22일이 쇼트케이크의 날이 된 것이다. 어느날 문득 스토로베리 쇼트케이크가 생각난다면 달력을 확인해보자. 딸기가 올려진 날일지도 모른다. 전혀 다른 날짜라면? 스스로 얹어야하는 날!

작가는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인터뷰때 받았던 질문에 대해 이야기했다. " 일상에서 작은 악마가 된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그녀는 인터뷰동안엔 대답하지 못하였고 문자로 이렇게 남겼다고 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케이크를 딱 한 조각만 사서 가방에 숨겨 가지고 들어가 가족 몰래 방에서 혼자 먹을때"

피식 웃음이 나올 법한 대답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런 생각을 덫붙였다. 남을 배려하는 일만큼 혼자만을 위한 행동도 충분히 했으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이런 세상에 우리 자신을 사랑할 이기심은 적어도 있어야하지 않을까.

사실 중간부터는 다른 에세이 또는 힐링 책들과 같은 트랜드를 담고 있었다. 일상적이나 교훈적인 그런 이야기. 빵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할 줄 알았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이런 부분이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책 내용과 책 안에 그래도 괜찮은 문장들이 꽤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녀는 까페에서 일을 할 때면 '내 앞에 놓인다면'이라는 기준으로 커피를 만들었고 일했다고 했던 문장이나 '자기만의 고집이 있는 사람이 좋다. 가령 버스를 탈 떄 노선에 따라 오른쪽에 앉는 걸 선호한다든가 하는 자신의 틀 안에서만 피우는 고집.' 이런 문장들이 내 마음을 중간 중간 사로잡기도 했다.

"그냥 지각한 사람보다 케이크와 함께 지각한 사람이 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늦었지만 사왔어!" 책 속에서 그녀는 일상적이었으나 인상 깊었다. '지난 날은 어쩔 수 없이 엊그제가 된다는 걸 인정 하는 마음을 감추지 않는 것'. 어렸을 때부터 후회라는 걸 항상 곁에 두고 살았던 나에게 아직까지 후회라는 단어는 가까이 존재한다. 그녀의 오늘과 엊그제도 나의 어제와 오늘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스스로 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물론 꿈이었지만 삶의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에 대해 지난날이요. 라는 대답은 내게 큰 울림을 가져온 문장이었다. 우리가 주저했던 그때, 우리가 후회했던 그 선택,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그것들 모두 내가 지금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는 의미였다. 

pg.118 뒤돌아서 가위를 꺼내 자르는 데 어째서 시원한 '싹둑' 소리가 들린 적은 한 번도 없는 걸까. 쉬운 일이 없다.

pg.129 말하지 않아도 지금 몇 퍼센트쯤 힘든지 몇 퍼센트쯤 집에 가고 싶은지까지 알듯한 사이였다.

pg.151 오늘도 달이 집까지 데려다주었구나.

책을 다 읽고 뒷표지를 보게 되니 마치 빵을 고르려고 한참동안 고민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의도가 나에게 까지 전해진걸까. 오늘 빵을 고르러 한번 빵집에 가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빵이 뭔지 찾으러 한번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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